2022년 3월 10일부터 3월 31일까지,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길었던 기초군사훈련이 끝났다.
필자도 훈련소를 가기 전에 다른 분들이 작성한 후기가 도움됐기 때문에 이렇게 후기를 남겨본다.
참고로, 본 기간 동안 논산훈련소에서 코로나로 인해 약 2주 이상을 격리시켰기 때문에 추후 정부의 방역 규제 정책이 바뀐다면 본 후기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준비물 관련
3주 간 훈련소 생활을 하는 보충역(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사회복무요원 등)들은 기본적으로 가방을 가져와도 된다고 한다. 현역병들은 5주의 훈련 후에 자대 배치를 받기 때문에 보급품들을 넣을 수 있는 가방을 기본적으로 제공받지만 보충역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방을 가져오라고 써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PX에서 가방을 살 수 있기는 하나, 필자의 중대처럼 코로나 등의 문제로 PX를 3주 동안 아예 못갈 수도 있으니 어느정도 큰 캐리어를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퇴소 시에도 캐리어가 없으면 먼 길을 걸어가는데 불편함이 있다.
준비물을 얘기하기 전에 보충역들에 보급되는 품목을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면도기, 치약, 칫솔, 비누, 화장지 2롤, 손톱깎이, 디지털 런닝(반팔이라 생각) 3매, 팬티 3매, 수건 2매, 천바구니, 빨래망, 군화, 운동화, 슬리퍼(반납, 중대마다 다름), 생활복(반납, 1벌 밖에 안줘서 빨래 불편), A급 전투복(+방한외피, 밸트 등)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는 필자가 생각하기에 정말 필요로 되는 준비물 순서로 작성해봤다.
1. 책과 노트 : 코로나로 인해 PCR 2차까지 계속 격리를 하므로, 책을 많이 가져갈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석/박사기간 동안 공부하고 싶었던 전공책을 가져가서 2권 정도 다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전공책 3권과 철학책 1권을 가져갔었는데 자기 성향에 맞게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3주 동안 개인 시간이 꽤 많으며 마음만 먹으면 이 시간을 상당히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다.
2. 귀마개, 안대 : 필자는 연구실 인원들과 여행을 갈 때도 남들의 코골이로 고통받는 스타일인데, 훈련소는 정말 더 힘들었다. 특히, 침상으로 배정받을 경우 본인의 생활관 외에도 양 옆이 뚤려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약 50~60명이 만드는 소음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대는 복도 및 야간등 불빛 속에서도 잠을 자는데 정말 도움이 됐다.
- 신분증, 카드 : 신분증은 처음 입소 시 등록할 때 꼭 필요하다. 들고 가는게 좋다. 카드는 PX에서 사용할 때 필요하다고 한다. 필자는 3주간 코로나로 PX를 가지 못했다...
3. 마스크 및 이어가드 : 마스크(KF94)는 매일 1개씩 교체해서 사용할 양을 준다. 보급되는 마스크의 브랜드는 1번 바뀌었었다. 아무래도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으니 민감한 사람은 쓰던 것 가져가도 된다. 필자도 가져는 갔으나 굳이 추가로 필요하진 않았다. 대신 이어가드는 매우 도움됐다. 계속 쓰니 귀가 아프더라.
4. 샴푸, 바디워시, 선크림, 면도크림 : 샴푸 등은 자기가 가져간 것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다. 보급은 비누 밖에 안되기 때문에 가져가서 피부 관리 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천 바구니 같은 것도 보급되니까 여러개 가져가도 생활하는데 문제 없다.
5. 텀블러 : 뜨거운 물 마실 때 필요하다. 필자는 군에 들어가서 약 10일차에 코로나에 확진 됐는데 텀블러 덕분에 뜨거운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물을 제공해주긴 하나 500ml 패트에 담긴 물을 제공한다.
6. 충전기 및 보조배터리 : 필자의 연대(29연대)는 일과시간 이후에 약 10분정도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 따라서 충전기 및 보조배터리를 가져간게 도움이 됐다.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연대마다 다른 듯하고, 추가로 어떤 연대는 보안 문제로 인해 분리형 충전기(USB 케이블이 분리되는)는 사용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점 유의하길 바란다.
7. 손목시계 : 시계는 싸구려 전자식 시계(예. 카시오)를 사가면 된다. 방수되는게 괜찮은 것 같고..
없으면 불편하긴 하나 생활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다.
8. 물티슈 : 물티슈 사용을 많이 하긴 하는데 처음 입소시 변기 막힘 문제로 분대장님들이 반납하라고 한다. 필자는 반납 했으나, 안해도 안걸렸을 것 같다.
9. 우표 및 편지지 : 전화가 다 돼서 우표 및 편지지가 필요 없었지만,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으니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도록 한다. 참고로 군에서 보급되는 우표 및 편지지가 따로 있다.
10. 여분의 펜 및 라이트펜 : 필자는 가서 공부를 좀 하느라 보급된 펜 한개로는 부족했다. 여분의 펜을 가져갈 사람은 가져가도록 하고 라이트펜은 굳이 필요 없었지만 불침번 설 때 책을 보고자 한다면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
11. 수건 및 여분의 속옷 : 빨래를 자주하면 수건과 여분의 속옷이 필요 없다. 하지만, 보급된 수건과 속옷에서 물빠짐이 좀 있어서 불편하면 여분을 가져가도록 한다.
12. 영양제 및 약 : 아무래도 작은 공간에서 10명 이상이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감기가 안걸릴래야 안걸릴 수 없는 구조다. 특정 약들 중에 문제시 되는 것들은 일단 분대장님들이 거둬가긴 하는데 영양제는 큰 문제가 없던 것 같다. 약은 매일 진료를 통해 주니까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다. 병에 걸리고 먹을 약이 아닌, 예방을 위한 영양제/약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13. 화장지 : 2롤을 주긴 하지만 필요하다면 추가로 가져가도 괜찮을 듯 하다.
이 외 가져갔지만 안쓴 것들은 다음과 같다.
면봉(필자는 총기 손질에 크게 필요하지 않았음), 라텍스 장갑(총기 손질에 있으면 좋긴 하나 손씻으면 됨), 사제위장크림(위장을 안했음), 깔창(보급되는 깔창으로도 충분한 듯)
입영심사대에서 여러 물품들을 팔긴 하는데 가격이 매우 비싸므로 사지 않도록 하고, 요즘 군 보급품들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무링도 보급되므로 절때 사지 않도록 한다.
필자는 코로나로 각개전투를 못했기 때문에 무릎/팔꿈치 보호대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참고로, 입영 전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으라고 하는데 받는게 좋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봤을 때는 키순서, 보직(전문연/산업기능/사회복무)을 기준으로 분대를 나눈다고 했는데, 필자의 경우에는 코로나가 극심할 때 갔었던 터라 들어가자마자 신속항원검사를 해서 2줄이 나왔는지, 백신은 몇 차까지 맞았는지, 주변사람들 중에 확진된 사람이 있었는 지 등을 기준으로 분대를 나눴다.
PCR 1차를 4일차 쯤에 했는데 그 때 확진될 경우 바로 귀가 조치되므로 조심하길 바란다. 법적으로 입소 후 일주일 내에 질병에 걸릴 시 귀가 조치된다고 한다. 그럴 경우 최소 1달 후 재배치 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그리고, 목요일에 수료 후 귀가하기 때문에 바로 다음날은 정상적으로 출근해야한다.
금요일에 휴가 내는 것을 까먹지 마시길..
입영 전 준비에 대한 내용은 여기까지이다. 3주 간 생활에 대한 내용은 다음편에서 얘기하겠다.